전체 글626 완벽주의는 재능이 아니라 상처다 — 어린 시절 조건부 사랑의 흔적 여러분은 실수를 했을 때 가장 먼저 어떤 감정이 올라오시나요. 부끄러움일까요, 아니면 두려움일까요. 만약 후자라면, 그것도 아주 구체적으로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하게 될 것 같다"는 두려움이라면 여러분의 완벽주의는 재능이 아니라 상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는 완벽주의를 흔히 '고성과자의 기질', '타고난 꼼꼼함', 혹은 자기소개서에 적기 좋은 미덕으로 포장합니다. 하지만 임상심리학에서 완벽주의는 오래전부터 다른 이름으로 불려 왔습니다. 조건부 자기 가치(conditional self-worth), 즉 "있는 그대로의 나"가 아니라 "무언가를 해낸 나"만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어린 시절의 학습된 믿음입니다. 완벽주의 원인, 어린 시절 조건부 사랑 때문일까 (심리학 분석) 심리학이 말하는 완벽주의의.. 2026. 10. 3. 보어아웃 증후군이란? 번아웃과 다른 '지루함 소진'의 심리학 여러분, 혹시 이런 하루를 보내신 적 있으신가요. 출근해서 메일함을 열고, 회의에 들어가고, 보고서를 쓰고, 퇴근합니다. 겉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야근도 없고, 상사의 폭언도 없고, 업무량이 과중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녁이 되면 온몸에 힘이 빠지고, 다음 날 출근을 생각하면 가슴 한쪽이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번아웃이라고 하기엔 너무 태워버린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습니다. 아무것도 태우지 못한 채로, 그저 낮은 온도로 계속 끓고 있는 느낌. 이 감각에는 이름이 있습니다. 바로 보어아웃(Boreout), 지루함이 만성화되어 소진에 이르는 심리 상태입니다. 오늘은 '열심히 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 심심해서' 무기력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열심히 일할수록.. 2026. 10. 2. 감각 노화란 무엇인가 — 자극 역치와 도파민 둔감화의 심리학 "당신의 감각은 이미 마흔 살입니다 20대에 찾아온 조로(早老), 감각 노화" 지하철 손잡이의 서늘함, 처음 마신 아메리카노의 쓴맛, 좋아하는 노래의 도입부에서 심장이 살짝 뛰던 그 감각. 언제부터인가 그 순간들이 예전만큼 선명하지 않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자극은 분명히 더 세지고, 콘텐츠는 더 자극적으로 변했는데, 여러분의 반응은 오히려 무뎌지고 있다면 — 그건 단순한 권태가 아닙니다. 심리학은 이 현상을 '역치(threshold)의 이동'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지금, 20~30대의 감각계가 40~50대처럼 둔감해지는 조로화가 조용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감각 조로 증후군이란, 생물학적 나이와 무관하게 자극에 대한 지각 반응성이 실제 연령대보다 훨씬 이르게 저하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기.. 2026. 10. 1. "촉각 갈증(Skin Hunger)이란? 피부 접촉 결핍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 혹시 이런 순간이 있으셨나요? 딱히 우울한 일도 없었는데, 문득 누군가 어깨를 툭 쳐주거나 손을 잡아주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질 것 같은 느낌. 반려동물을 껴안고 있을 때만 이상하게 숨이 편안해지는 순간. 무거운 이불을 덮었을 때 알 수 없는 안정감이 드는 순간. 여러분만 그런 게 아닙니다. 심리학에서는 이 현상을 촉각 갈증(Skin Hunger), 혹은 접촉 결핍(Touch Deprivation)이라고 부릅니다. 오늘은 왜 우리 몸이 이렇게까지 '접촉'을 원하는지, 그리고 비대면 사회와 1인 가구 시대에 이 갈증이 왜 유독 커지고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포옹 한 번이 코르티솔을 낮춘다? 우리 몸이 접촉을 갈망하는 과학적 이유" 1. 피부는 원래 '사회적 기관'이었다 인류학자 애슈리 몬터규.. 2026. 9. 30. 「읽지 못하는 마음」 2편 '완독'이라는 강박 - 사회비교이론으로 본 인증샷 릴레이 심리 완독'이라는 강박 - 사회비교이론으로 본 인증샷 릴레이 심리 지난 편에서 우리는 챌린지형 독서가 어떻게 내적 동기를 갉아먹는지 자기 결정이론으로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구체적인 장면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인증샷 릴레이 피드를 넘기다가, 문득 손이 멈추는 순간이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번 달에 벌써 8권째 완독 도장을 찍었고, 나는 아직 첫 번째 책의 3분의 1도 못 넘겼을 때. 그 순간 느껴지는 감정은 부러움도 아니고 자극도 아닙니다. 조용한 위축감에 가깝습니다. 완독 인증샷을 찍을수록 책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이유 우리는 왜 굳이 남과 비교하는가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는 1954년 사회비교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을 통해, 인간에게는 자신.. 2026. 9. 29. 정보 소비와 진짜 독서의 차이, 우리는 왜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 1편 정보 소비와 진짜 독서의 차이, 우리는 왜 읽어도 남는 게 없을까 여러분,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어젯밤에 분명 유익한 아티클을 하나 끝까지 읽었는데, 오늘 아침에 그 내용을 떠올리려 하면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나는 경우요. 북튜브에서 요약본을 보고 "아, 이 책 읽었다"라고 말했는데, 정작 그 책에 대해 누가 한 줄이라도 물어보면 말문이 막히는 순간. 이건 여러분의 기억력이 나빠진 게 아닙니다.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행위 자체가, 심리학적으로 '읽기'가 아니라 '스캔'에 더 가깝기 때문입니다. 북스타그램은 하는데 책은 안 읽는 사람들의 심리, 전시적 독서란 정보를 소비하는 것과 읽는 것은 다른 뇌 활동입니다 인지신경과학자 매리언 울프(Maryanne Wolf)는 저서에서 인간의 뇌가 원래부터 .. 2026. 9. 28. 이전 1 2 3 4 ··· 105 다음